논술에서 가장 많이 실패하는 학생이 어떤 유형인지 아십니까?
성적이 부족한 학생이 아닙니다. 제가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대부분은 준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원서를 잘못 설계해서 무너지는 경우였습니다. 2027학년도 논술 일정이 공개된 지금,
그 설계 실수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정리해 두고 싶었습니다.

수능 전 논술, 그냥 넘기면 진짜 손해입니다
10월 초부터 논술 시험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홍익대가 10월 3일, 성신여대가 10월 4일, 연세대가 10월 10일, 가톨릭대와 중앙대 창의형이
10월 11일에 치러집니다.
이후 연세대 미래캠퍼스(10월 16일), 단국대(10월 18일), 상명대, 한양대 ERICA까지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제가 상담하는 학생들을 보면, 수능 전 논술 학교를 대부분 그냥 넘깁니다.
"수능 끝나고 봐도 되는 학교들 아닌가요?"라는 말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그때마다 솔직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능 전 논술은 경쟁 심리(시험에 응시하려는 학생들의 심리적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쉽게 말해, 수능을 앞두고 심리적으로 망설이는 학생이 많아서 실질 경쟁이 덜 몰리는 구간입니다.
준비가 된 학생에게는 오히려 틈이 생기는 시기입니다.
특히 이 구간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기출 적합성(수험생이 해당 대학의 기출 문제 유형에 얼마나 맞게 준비되어 있는지)입니다.
기출 적합성이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그 학교가 요구하는 사고 구조와 답안 밀도에
맞게 훈련되어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가톨릭대처럼 비교적 정답형에 가까운 구조를 가진 학교는
이 점에서 단기간 집중 훈련으로도 접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연세대처럼 제시문 해석력과 논리 전개력, 경우에 따라 수학적 사고력까지
폭넓게 요구하는 학교는 기존 훈련이 어느 정도 쌓인 학생에게 더 유리합니다.
중앙대 창의형의 경우, 수능 전에 치러진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학생들이 망설이는데 제 경험상 이 학교는 일정 논리만 맞으면 도전해볼 가치가 분명히 있습니다.
수능 전 논술 학교를 선택할 때 확인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출 문제 유형이 단기간 훈련으로 대응 가능한가
- 수능 최저 학력 기준(최저)이 충족 가능한 현실적인 범위인가
- 수능 직전 시기 체력·집중력 분배에 무리가 없는가
여기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란, 논술 전형에서 일정 수능 등급을 동시에 충족해야
최종 합격 자격이 주어지는 조건을 말합니다.
아무리 논술을 잘 봐도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합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서 설계 단계에서 반드시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후 논술, 일정 충돌을 먼저 보지 않으면 반드시 무너집니다
수능이 끝나면 진짜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11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 사이에
건국대, 경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서울여대, 항공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중앙대가 몰립니다. 이어서 경북대, 부산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한양대, 광운대, 덕성여대까지 줄줄이 이어집니다.
12월 초에는 인하대와 아주대가 마지막 카드로 남습니다.
제가 예전에 상담했던 학생 중 한 명이 딱 이 구간에서 무너졌습니다.
원서 리스트를 처음 봤을 때 이름값 있는 대학들로 꽉 차 있었는데, 하나씩 뜯어보니
시험 일정이 이틀 연속으로 겹쳐 있는 경우가 있었고, 문제 유형이 완전히 다른 학교들이
한꺼번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 학생에게는 "좋은 대학 리스트"는 있었지만,
실제로 소화 가능한 준비 조합은 없었던 셈입니다.
일정 충돌(동일 날짜 혹은 연속 날짜에 두 개 이상의 논술 시험이 겹치는 상황)이란,
단순히 시간이 겹치는 문제만이 아닙니다.
연속 이틀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경우 체력과 집중력이 분산되고,
전날 시험 결과에 따라 심리 상태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실제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을 원서 접수
단계에서 계산하지 않으면, 막상 시험장에 가서야 "아, 어제 시험 때문에 오늘 집중이 안 되네"라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성균관대와 경희대는 논술 기본기 훈련과 연결이 잘 되는 학교로 자주 언급됩니다.
성균관대는 요약, 비교, 비판, 자료 분석 등 다양한 사고 유형을 고르게 요구하기 때문에
, 이 학교를 중심으로 준비하면 다른 학교 대응에도 도움이 됩니다.
반면 고려대, 한양대, 건국대처럼 대학별 색깔이 강한 학교는
해당 대학만의 문제 구조를 따로 연습하지 않으면 기본기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하대와 아주대는 후반부에 위치하는 만큼,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학생에게 현실적인 기회가 됩니다.
원서 설계 자체가 절반
2027학년도 논술 전형의 전체 경쟁률 추이를 보면 수능 직후 첫 주에 가장 집중되고,
후반부로 갈수록 응시율이 다소 분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출처: 대학어디가).
이 흐름을 고려하면 후반부 학교를 전략적 카드로 두는 것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논술은 결국 실력도 실력이지만, 원서 설계 자체가 절반 이상을 좌우한다는
생각을 현장에서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어느 학교를 쓸까"보다 "내가 실제로 어떤 조합을 소화할 수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그 질문을 지금 시점에서 던지는 학생이, 11월 말 시험장에서 훨씬 안정적인 상태로 앉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논술 준비를 시작했다면, 오늘 당장 일정표를 펴고 겹치는 날짜부터 지워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된 입시 정보 공유 글이며,
전문적인 입시 컨설팅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전형 조건은 반드시 각 대학 공식 발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