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모의평가 과학탐구 응시자가
작년 약 25만 명에서 20만 6천 명으로 급감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느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어렴풋이 감지하던 흐름이, 숫자로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2027학년도 수시는 단순히 전형 이름이 몇 개 바뀐 수준이 아닙니다.
수험생 구성과 선택 전략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해입니다.

사탐런과 졸업생 유입, 경쟁 지형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요즘 수험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사탐런'이라는 말이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사탐런이란 원래 자연계 학생이 선택하던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흐름을 가리킵니다.
과거에는 자연계면 미적분, 과학탐구 조합이 당연한 코스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대학별 수능 반영 방식과 실질적인 유불리를 따져 전략적으로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제가 상담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이 변화는 단순한 과목 선택 문제가 아닙니다.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 전략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예전 같으면 "넌 자연계니까 과탐이지"라고 했을 학생들이,
이제는 "어느 대학 수능 최저가 나에게 더 맞는 조합인지"를 먼저 묻습니다.
입시가 정통 코스가 아니라 대학별 룰을 읽는 게임으로 바뀌고
있다는 걸 현장에서 매일 체감합니다.
여기에 졸업생 증가라는 변수가 더해집니다.
올해는 현행 입시 체제의 마지막 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메디컬이나 SKY 진학을 목표로 한 반수생·재수생의 재유입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2027학년도 6월 모의평가 접수 인원을 보면 고3 학생 수는 줄었지
만 졸업생 비중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납니다(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겉으로는 학생이 줄었으니 경쟁이 완화될 것 같지만,
실제 체감 경쟁은 더 올라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올해 자연계 최상위권을 가장 크게 흔들 변수는 지역의사제 도입입니다.
지역의사제란 의대 입학 시 지역 선발로 뽑힌 학생이 면허 취득 후
10년간 지정 지역에서 의무 복무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올해부터 약 490명을 선발하는데, 지역인재전형과는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지역인재전형은 보통 고교 소재지를 기준으로 하지만,
지역의사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해당 지역에서 입학부터 졸업까지 다녀야 합니다.
지원 자격 요건 자체가 훨씬 까다롭습니다.
또한 권역과 진료권 기준으로 모집이 이뤄지기 때문에 경기·인천권은
권역 모집이 아예 없다는 점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제도가 SKY 자연계 최상위권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제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메디컬 지원층이 움직이면, 그 빈자리와 새 자리가 바로 이공계 최상위권 판도를 흔들기 때문입니다.
대학별 수능최저와 전형 구조, 작년 입결을 그대로 믿으면 위험합니다
제가 상담을 하다 보면 유독 올해는 "작년에 이 성적이면 어디 갔나요?"라는 질문이 불안하게 들립니다.
예전에도 입결은 참고 자료였지만, 올해는 그 유효기간이 더 짧아졌습니다.
전형의 결 자체가 바뀐 대학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수능 최저 기준이란 수시 전형에 합격하기 위해
수능에서 일정 등급 이상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조건을 말합니다.
이 기준이 강화되면 실질적으로 경쟁하는 지원자 수가 줄고,
완화되거나 폐지되면 지원자 풀이 급격히 넓어집니다.
올해는 이 수능 최저 기준을 건드리는 대학이 여럿입니다.
홍익대는 수능 최저를 완화했고, 숙명여대는 일부 모집단위에서 아예 폐지했습니다.
언뜻 보면 "기준이 낮아졌으니 쉬워지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정반대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지원자가 대거 몰리면서 실질 입결이 오히려 오르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한양대 논술전형의 변화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기존에는 학생부 종합평가를 10% 반영했는데, 올해부터 논술 100%로 바뀌었습니다.
논술 100% 전형이란 학생부 성적이나 서류 없이 오로지
논술 시험 성적만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를 말합니다
. "학생부가 조금 부족하니 논술로 커버해보자"는 접근이 전혀 통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논술 실력 그 자체로 승부해야 하는 전형이 됐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수시에서 제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정성평가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내신 숫자만으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 경희대처럼 출결 반영 범위를 미인정 지각·조퇴·결과까지 넓힌 대학은 사소한 감점 요소가 실제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반도체·첨단학과 증원은 단순한 기회 확대가 아니라 상위권 학생이 전략적으로 쏠리는 구조입니다.
- 연세대는 학생부종합전형 국제형 1단계 선발 배수 확대, 자연계 과학논술 추가, 치대 논술 폐지 등 SKY 중 변화 폭이 가장 큽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이란 내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생부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을 말합니다.
이 전형은 이제 "학종 준비했습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어느 대학의 어느 전형 인재상과 내 학생부의 결이 맞는지까지 읽어야 합니다.
성균관대가 융합인재전형을 신설하고 수능 최저를 적용하는 것,
서강대가 학종 일반전형을 일반1과 일반2로 분리하는 것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 대학들이 원하는 학생의 결이 더 세밀하게 나뉘고 있는 것입니다(출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솔직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올해 입시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작년 선배가 이 성적으로 붙었으니 나도 비슷하겠지"라는 안일함입니다.
정보를 많이 모으는 것보다 그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해입니다.
같은 성적표를 들고도 전형 구조를 이해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저는 그 장면을 상담 현장에서 매년 목격하는데,
올해는 그 차이가 더 극명하게 드러날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합니다.
2027학년도 수시는 정보전이 아니라 해석전입니다.
"어디가 될 것 같냐"가 아니라 "어디가 내 구조에 맞냐"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변수가 많은 해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기준은 결국 대학별 전형 구조를 꼼꼼히 읽는 데서 나옵니다.
지금부터라도 작년 입결표 대신 올해 전형 계획서를 펼쳐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입시 현장에서의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입시 상담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상황에 따라 전문 입시 상담을 받으시기를 권장합니다.